구미 송정동 복개천엔 맛집이 참 많다. 복개천에는 비가 오거나 속이 답답할 때 생각나는 라멘 가게도 있지만, 그래도 이럴 때는 시원한 칼국수를 먹는 것이 근본이긴 하다.
인근에는 유료로 사용하는 공용 주차장이 있으며, 운이 좋다면 갓길에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다.
'조돌'이라는 단어는 조개와 돌문어를 잡아서 파는 대구 조돌해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간판에 해녀 그림이 있다.
티비와 유튜브 등에서 여러 차례 소개되어서 그런지 일부러 식사시간을 피해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꽤나 있었다. 메뉴는 생각보다 단촐하여 별 고민 없이 무난하게 '동죽칼국수'와 '새우해물파전'을 하나씩 시켜서 나눠먹기로 했다.(나같은 선택장애자에겐 최고의 메뉴판이었다.)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깨끗하며 현대적이다. 아기의자도 있어서 아이를 데려와서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국물 메뉴가 주력인 식당에는 아이가 장난치다가 국물을 쏟아 화상을 입을까봐 염려되는데, 저런 아기의자가 있으면 잘 앉혀놓고 달래가며 먹을 수 있기에 부담이 덜하다.
칼국수보다 파전이 먼저 나왔다.
파전이 상당히 두툼해보이는데, 반죽은 피자의 씬도우처럼 얇지만 새우와 오징어가 폭력적으로 듬뿍 들어가있다. 별도로 제공되는 간장 소스에 굳이 찍어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적당히 간이 되어 있고, 바삭바삭한 튀김의 맛과 해산물의 풍부한 맛이 미각을 자극한다. 이 파전 하나만으로도 재방문 의사가 있을 정도로 맛있었다. 조돌칼국수에 간다면 반드시 시켜먹어야 한다.
동죽칼국수는 전형적인 조개육수의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해감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먹는 내내 조개 특유의 불편한 이물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국물의 감칠맛이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고 매우 적당해서 속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쫄깃한 면발은 오랫동안 먹어도 잘 퍼지지 않았고, 밀가루 비린내도 나지 않아서 식감과 풍미가 좋았다. 동죽도 그릇이 넘치도록 주는데, 다음엔 물총조개탕을 먹어볼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보통 칼국수 맛집은 김치가 맛있는 곳인데, 여기 역시 김치가 아주 맛있었다. 시원하고 칼칼하고 적당히 매워서 칼국수랑 곁들어 먹기에 너무나 적절했다. 평소에 짜게 먹는 편인데 칼국수 단품으로도 충분히 간이 되어 있다고 느꼈으며, 김치랑 같이 먹으니 입에서 재료들이 춤을 췄다.
배가 좀 작은 편이라면 둘이서 방문할 때 칼국수와 파전만 시켜도 충분할 것이다.
배불리 먹고, 다음에 또 오겠다는 다짐을 하며 어린이집 하원을 슬슬 준비하러 길을 나섰다.
* 주소: 경북 구미시 송정대로6길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