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온 날부터 집 근처에는 언제까지나 아무 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나만 모르는 맛집들이 꽤나 많이 존재했다. 지금 소개할 카페 '목림커피'도 그 중 하나이다.
직접 로스팅하여 내려주는 커피와 베이글이 끝내주는 카페였다.
근처 갓길에 적당히 주차를 해야 하는데, 황색복선에는 종종 단속이 나온다고 하니 주정차를 자제해야 한다. 아직 이쪽 동네가 많이 개발되지 않아서 상가가 그렇게 많지 않고 통행량도 적은 편이므로, 적당히 가까운 곳에 주차하면 충분하다.(너무 막무가내로만 주차하지 않으면 다들 어느정도 이해하는 분위기다.)
앞서 언급했듯, 베이글이 참 맛있는 카페인데 여사장님이 직접 주방에서 구워서 내어주신다. 그런데 베이글 맛집이라는게 소문이라도 난듯, 오후가 되면 재고 소진으로 더 이상 판매하지 않으니 베이글을 먹고 싶다면 반드시 아침 일찍 와야한다. 이 날도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10시에 열자마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내 곧 사람들이 금방 자리를 채웠다.
남사장님이 원두를 로스팅하여 따로 판매하기도 한다. 아직 원두를 직접 내려먹는 단계는 아니라, 집에선 캡슐커피 정도에 만족하고 있다. 모든 커피를 다 먹어보진 않았지만, 그날 그날 다른 원두로 직접 내려주시는 '필터 커피'를 추천한다. 나오는 시간이 제법 걸리지만, 향과 맛을 음미하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매장 내에 아기 의자와 아기 책도 있어서 자녀와 함께 와도 좋다.
우리 둘 다 필터 커피와 함께 탕종 베이글, 버터솔트 베이글을 주문했다.
주문이 밀려있어서 제법 기다렸지만, 한 입 베어무는 순간 그 동안의 기다림이 순식간에 잊혀졌다. 직접 구워주신 베이글의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였으며, 탕종은 촉촉했고 버터솔트는 소금과 버터 풍미가 잘 어우러져서 조화를 이루었다. 주문할 때 반드시 '크림치즈'를 함께 시켜야 한다. 베이글을 적당히 잘라서 크림치즈에 발라먹으면 안 그래도 맛있는 베이글이 몇 배로 맛있어진다.
이 날 먹은 커피엔 약간의 신맛과 과일향이 느껴졌다. 원두의 신선함과 베이글의 식감이 참으로 잘 어우러졌다. 어릴 때는 커피향이 구수하고 진한게 마냥 좋았는데, 지금은 산미 있는 원두를 사용한 커피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 산미가 입맛을 살려주고 같이 먹는 음식들의 풍미를 더욱 올려준다랄까? 그래서 엄청나게 더운 날이 아니라면 커피는 따뜻하게 시키는 편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따뜻한 커피와 베이글을 즐기고 싶다.
앞으로의 여유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지금 당장은 열심히 살지만, 이런 삶의 태도가 오히려 향유할 수 있는 여유로부터 멀어지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바쁜 일상 속에서 가끔씩 이렇게 느끼는 여유가 더 좋을 때가 있다.
* 주소: 경북 구미시 고아읍 문성로1길 13